효봉曉峰 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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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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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봉스님 법문

허망한 생각이 갑자기 일어나거든 한 칼로 두 동강 내어버려라.

법상에 올라 말씀하셨다.

우리 형제가 동서남북에서 모두 여기 모여왔으니

무엇을 구하기 위해서인고.

부처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내가 곧 부처인데

무엇 때문에 부처가 부처를 구하려는가.

그것은 바로 물로써 물을 씻고 불로써 불을 끄려는 것과 같거늘

아무리 구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알아야 한다.

여러 대중은 다행히 저마다 일없는 사람을 좋아하면서

무엇 때문에 고통과 죽음을 스스로 만드는가.

그것은 들것을 찾다가 옥을 떨어트려 부수는 격이니

만일 그렇게 마음을 쓰면 벗어날 기약이 없을 것이다.

각자의 보물 창고에는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으니

그 끝없는 수용(受用)을 다른데서 구하지 말라.

한 법도 취할 것이 없고 한 법도 버릴 것이 없으며,

한 법의 생멸하는 모양도 볼 수 없는 것이니 지금부터 모든 것을

한꺼번에 쥐어버리면 온 허공계와 법계가 털끝만한 것도

자기의 재량(財糧)이 아닌 것이 없을 것이다.

만일 이런 경지에 이르면 천불(千佛)이 세상에 나오더라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니 생각지도 말고 찾지도 말라.

내 마음은 본래 청정한 것이니라.

만사를 모두 인연에 맡겨주고 옳고 그름에 아예 상관하지 말라.

허망한 생각이 갑자기 일어나거든 한 칼로 두 동강을 내어버려라.

빛깔을 보거나 소리를 듣거나 본래 공안에 헛갈리지 말지니

만일 이와 같이 수행하면 그는 세상 뛰어난 대장부이리.

그런데 그 속의 사람은 고요하고 한적한 곳을 가리지 않는다.

내 마음이 쉬지 않으면 고요한 곳이 곧 시끄러운 곳이 되고,

내 마음이 쉬기만 하면 시끄러운 곳도 고요한 곳이 된다.

그러므로 다만 내 마음이 쉬지 않는 것을 걱정할 것이요

경계를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경계는 마음이 아니요 마음은 경계가 아니니 마음과 경계가

서로 상관하지 않으면 걸림없는 한 생각이 그 앞에 나타날 것이다.

우리 형제들이 삼 년이나 몇 십 년 동안에

바른 눈을 밝히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기 소견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선지식을 찾아 공안을 결택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에 그런 선지식이 없을 때에는

고인(古人)의 어록(語錄)으로 스승을 삼아야 하느니라.

또 우리가 날마다 해야 할 일은 묵언하는 일이니

아는 이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이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옛 사람의 말에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가는 곳마다 걸린다 하였으니 이 어찌 믿지 않을 것인가.

그대가 고향에서 왔으니 아마 고향의 일을 알 것이다.

떠나는 날 그 비단창 앞에 매화꽃이 피었던가?

주장자로 선상을 한 번 울리고는.

"맑은 밤 삼경에 별들이 반짝이고

강성(江城) 오월에 매화꽃 떨어지네"

하고 자리에서 내려오시다.

마음에 관하여

영가(永嘉)스님은 ‘마음은 감각기관이고 법은 경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