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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2-15 16:09
온전한 봄날을 그리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6  


온전한 봄날을 그리며

입춘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산과 들에는 훈훈한 봄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설 연휴를 맞이하여 천년 고찰에는 방문객들이 이제 눈을 뜨는 매화꽃 향기에 취해 지난 겨울 인고의 시간을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참사람의 향기는 자신을 참고 낮출수록 멀리가기 때문입니다.
지난 겨울은 새해 초부터 찾아온 강추위와 기상 이변으로 사하라 사막에도 눈이 내리고 폭설로 지구촌 곳곳마다 몸쌀을 앓았습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경제난으로 올해도 사는 것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 같아서 걱정스럽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생노병사의 고통을 면하지 못하며 하늘과 땅과 사람 사이에서 물과 불, 바람으로부터 오는 삼재와 팔난의 고통이 있으니 질병과 더불어 전쟁과 테러,기갈의 고통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인생을 한마디로 고통이라고 정의하셨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철저히 자각하여 본질을 살펴보니  실체가 없고 텅비어 있어 고통을 통하여 오히려 적멸의 깨달음이 나타나니 성스러운 진리라고 하였습니다
불교는 고통이라는 병의 결과를 가지고 원인이 무엇인지 사유해보니 실체는 없지만 끝없이 애착하고 갈구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해결 방법으로는 여덟가지 바른 길인 팔정도의 실천에 있다고 부처님께서는 가리켜 주셨습니다. 팔정도는 여덟가지 바른 길로 정견, 정사유, 정어,정업, 정명, 정념 정정진, 정정으로 계정혜 삼학을 닦아서 일체의 고통을 소멸하는 가르침이며 정혜쌍수의 실천입니다.
 
도량엔 추위로 예년보다 늦었지만 어느덧 동백꽃이 붉그스레한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한편 아직 추위가 물러나지 않는 사이에 약수물이 끊어져 보수공사로 수 없이 계곡을 오르내렸더니  몸살로 온 몸이 찢어지는듯 뼈속 깊이 앓았습니다. 오늘은 몸이 한결 가볍고 묵었던 업장이 녹아지는것 같습니다. 겨우내 움추렸던 몸에도 이제 봄이 오는듯 따뜻한 기운이 실핏줄까지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기는 이미 봄이라고 하지만 아직 꽃샘 추위가 여전하듯 온전한 봄은 바로 오지 않습니다. 수행자가 각고의 정진력으로 마침내 자기 성품이 본래 부처임을 깨달은 것을 견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치성한 업력은 쉽게 녹지 않는것과 같습니다.
얼음 못이 분명히 물인줄 깨달았지만 날이 가고 달이 차야 마침내 풀리고 일상사에 원활하게 쓸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견성이라고 하면 곧 성불인데 무슨 수행이 필요한 것이냐고 하면서 그것은 견성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보조국사는 깨닫기 전에는 참다운 수행이 아니라고 했으며 깨닫고 나서 비로소 수행이 시작 된다고 하셨습니다. 한편 깨달음과 동시에 업장이 다하는 사람도 있지만 희귀하다고 하였으며 이것도 전생의 수행 공덕이라고 말씀 하였습니다.
성품은 본래 공이고 무아임을 확실히 밝혀 이치는 분명하지만 묵은 업력은 쉽게 녹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생각마다 알아차리고 만나는 대상마다 오직 정밀하게 살펴서 속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대상으로서의 세계가 공의 나툼이며 성품의 작용이라는 법공을 깨달아 끝없이 선정과 지혜를 쌍수하여 육바라밀을 실천해야 합니다.
대웅전 뒤뜰에는 별꽃들이 수없이 피어 별밭을 이루어 옹기종기 빛나고 있습니다. 인생은 고통이라는 현실이 함께 있기에 서로의 처지를 생각하고 겸손해지며 삶의 의미까지 깨달을수가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비록 인생이 고통이지만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난 인연을 생각하면 부모님과 조상의 은혜에 감사드리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설날에 교통 체증을 무릎쓰고 고향을 찾는 의미입니다. 부모님의 태를 빌어 사람으로 오지 못했다면 사람이 본래 부처라는 인생의 의미를 깨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난 인연 하나만으로도 부모님의 은혜를 다 갚을수가 없습니다. 스님들은 깨달음을 성취하여 제도하는것이 가장 깊은 효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끈끈하고 질긴 인연은 다생에 걸친 것으로 복잡하여 결코 수행을 하지 않으면 집착을 해결할수가 없습니다.
결국 수행을 통해서 내가족들이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집안일과 바깥일을 평등히 하는 정혜쌍수를 실천해야 합니다. 만약 어느 한쪽을 소홀이 생각하면 화합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본래 밝음인 불성이 개발되지 않고 온전한 행복이 오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거룩한 것은 우리안에 본래 행복이 있으니 밖으로 따로 구하지 말라는 것이며 신령스러운 성품인 영성이 누구나 차별없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신 위대한 선각자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음 잘못쓰면 사람속에 악마가 있고 한 마음 잘 쓰면 사람속에 부처가 있다는 사실이니 어떠한 처지나 고통속에서도 악한 마음을 돌이켜 착하고 아름다운 부처의 마음으로 전환을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진실을 우선 믿고 받아드려야 하며 선정과 지혜를 쌍으로 닦아야 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영악하고 간사한 동물이라고 해도 나의 본래 얼굴은 자비롭고 지혜로운 부처라는 사실을 믿어야 새롭게 전환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가 않은것은 지금 나의 업장은 두텁고 어리섞은 범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태어날때는 누구나 왕자요, 공주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부모의 손을 놓친 미아처럼 점점 영성을 망각하고 에고의 늪에 빠져서 에덴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산을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본래 부처라는 믿음으로 철저하게 자신의 자존심을 다시 회복하고 피나는 정진으로 정과 혜를 가지런히 닦아야 합니다. 이것이 행복의 요체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백세인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노후준비를 어떻게 설계하고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모르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전에 한참 유행했던 어느 가수의 노래말처럼 우리의 수명은 백오십 살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래서 염라대왕 앞에서 이미 극락세계에 와서 있다고 당당하게 전하려면 수행으로 노후를 지루하지 않게 설계해야 합니다.
노후 준비의 최고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이제 돌아갈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 자기 본래의 고향인 마음으로 돌아가는 작업이기에 여기에는 많은 돈이 필요 없으며 가는 길이 간단하고 쉽습니다. 옛부터 인도에서는 노년의 삶을 수행기로 정해놓고 인생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마치 숲속의 원숭이와 같아서 이 가지 저 가지를 끝없이 오르내리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육창의 원숭이를 비유해서 수행의 길을 제시 하였습니다. 우리의 참마음은 안이비설신의라는 여섯가지 창문을 통해서 작용을 하는데 대상에 마음을 뺏겨버리고 울고 웃으며 사는것이 범부 중생입니다. 그러나 작용의 주인을 망각하지 않으며 늘 깨어있으면 매사가 지혜롭고 편안하여 당당한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수가 있습니다.
원숭이는 이 몸을 끌고 다니며 때로는 울기도하고 웃기도하며 덥다는둥 춥다는둥 일체 분별을 하는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이것이 눈귀코혀몸뜻이라는 여섯가지 창문을 통해서 끝없이 출몰하여 사라지고 나타나니 가이 신출귀몰합니다.
범부는 대상에 속아 울고 웃으며 사는데 이것을 바깥일이라고 하며 여기에만 능한 사람은 영악하지만 자비심이 부족하고 들뜨고 분주하여 선정이 없습니다. 그래서 바깥일에 머물지 말고 집안일의 달인인 어머니처럼 자비스럽고 편안한 선정을 보완하는 수행이 필요합니다. 한적한 산사나 고요한 장소에 고요히 앉아서 아랫배에서 호흡의 들고 남을 여실히 관찰하면 생각의 들고 남이 분명해져서 안정이 곧 바로 이루어집니다.
남자들은 바깥일에 능하지만 집안일을 잘모르고 여자들은 집안일에는 능하지만 바깥일은 잘모르기 때문에 화목한 집안을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바깥으로 분별하고 행동하는 일에 치우쳐서 안으로 선정을 닦지 않으면 영리하지만 안정과 자비심이 없습니다. 한편 집안일에 치우쳐서 바깥일을 무시하면 편안하고 부드럽지만 지혜가 부족하여 인정에 치우치기 쉽고 고요한것만 좋아하여 시끄러운것을 싫어하니 활발발한 작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안일과 바깥일이 서로 평등해야 온전한 지혜와 자비가 나오고 본래 원만하여 자비와 지혜가 충만한 영성과 만나게 됩니다.
올해는 흰소의 해라고 합니다.  호시우보라고 했듯이 호랑이 눈처럼 날카로운 지혜와 소걸음처럼 우직한 선정의 힘이 함께 해야 세상이 평화롭습니다. 그러므로 영특한 것만 따라가서 바깥일에 치우치지 말고
일거수 일투족 분명하게 작용할줄 아는 이것이 무엇인지 끝없이 안으로 돌이켜 의정으로 회광반조하면 하는 일마다 자비롭고 지혜로워 당당한 삶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봄바람은 나무마다 차별없이 다가와서 꽃을 피우고 새 움을 불러냅니다. 여자들의 마음도 춘심과 닮아서 함께 설레이는 계절이니 봄바람처럼 차별없는 지극한 남녀의 사랑은 남자는 여자를 만나서 남녀를 떠난 영성의 꽃을 피우고 여자는 남자를 만나서 더욱 지혜롭고 자비로워 세상을 향기롭게 합니다.
봄은 점점 깊어지고 머지않아 온산에는 꽃들이 만발하여 벌나비가 끝없이 오고갈 것입니다. 벌들은 수없는 꽃을 찾아나서지만 꽃을 헤치지 않고 오로지 한맛의 꿀을 모읍니다. 참다운 수행자는 일체대상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회광반조하여 선정과 지혜로써 세상을 향기롭게 만듭니다.
앞산엔 진달래 뒷뜰엔 개나리 온전한 봄날이 그립습니다.


천리를 달려가도
한결같은 봄 바람
반가운 동군의 소식
홍매화 붉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