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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7-26 22:25
파초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9  

파초
 
별안간 마른 하늘을 가르는 
천둥소리와 소나기
앞산을 지나가고
푸른 바다를 떼지어 자맥질하는 
고래 지느러미처럼 힘차게 
파닥파닥거리는 파초잎

짧은 장마에 일찍 찾아온
찜통 더위 
모기떼의 습격
머리엔 불이 나고 
온몸이 고통스러워 숨이 막힌다

일만평의 밭에 파초를 심고
후덕한 잎을 타고 
더위 사냥  서핑을 했다는 
녹천암주가 부러워 
파초의 바다에 
반야선 띄워 
무위의 나래를 펼쳐본다

쉼없이 밀고 올라오는 잎사귀 
그칠줄 모르는 피나는 정진력 
혜가대사 끊어진 팔뚝 받들고 
후드득 후둑 떨어지는 파초우를 
좋아해 거처를 옮길때마다 
곳곳에 심었더니 
삼복더위 날려버릴 해결사처럼 
기세 푸르고 당당하다 

천년 고사의 지축을 흔들고 
남북 쌍탑처럼 용출하는 근육질 
줄기 당당하고 
연녹색 넓은 잎사귀
팔군자의 덕이라서 능히
삼복 더위 피하기에 넉넉하여라 

모든 것을 파초처럼 보라
한층 두층 세층 껍질을 벗기니   
허공의 뼈 무너지고 
푸른산 구름 밖에 홀로 솟았네